한국의 도배 벽지는 어떻게 발전했을까?

안녕하세요 도배와 필름을 좋아하는 20대 남자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벽지는 어떻게 발전했는지 알아보려 합니다. 요즘은 인테리어나 리모델링을 한다고 하면 가장 첫 번째로 생각나는 게 도배인데요 2천만 원 미만의 소규모 리모델링은 금액이 아무래도 한정되어 있다 보니 여러 가지 시도를 하기는 어렵고 적은 금액으로 분위기를 많이 바꿔주는 도배의 효과가 크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유튜브를 포함한 많은 인테리어와 전문가들도 이 금액대에서는 도배와 인테리어 필름 그리고 조명이나 마루를 추천하는데요 한국의 도배 그리고 벽지는 어떻게 발전했을까요??

한국의 벽지는 유럽을 능가한다?!

도배라는 공정이 이렇게 유명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아직까지 조선시대와 같이 벽에 한지를 바르고 있다면 도배사업이 이렇게 까지 활성화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지가 주는 은은한 매력도 있지만 한지의 특성상 지금처럼 다양한 색을 넣고 그보다 훨씬 다양한 패턴 무늬를 표현하기는 어렵기 때문이죠.

물론 한지는 오염에 취약하다는 문제도 있지만요 1990년대를 넘어 한국에서 벽지를 디자인하는 기술자분들이 많은 노력을 하셨고 현대에서는 벽지의 품질이 좋아진 것도 큰 이유라고 생각하는데요 혹자는 유럽 제품들보다 한국의 벽지가 품질과 디자인이 훨씬 더 뛰어나다고까지 평가를 해주시니 말이죠 ㅎㅎ

도배, 기록으로 찾을 수는 없을까?

아쉽게도 국내에서 벽지를 벽에 발랐다는 직접적인 시작점을 기록으로 찾을 수 없습니다. 다행인 점은 신라시대에 만들어진 삼국사기에 따르면 신라의 성골 이상이 회벽을 바르고 그 이하 신분은 흙벽으로 처리하도록 했다. 역시 통일신라는 신분제가 엄격하기로 유명한데 의복의 색상을 나눈 것에 모자라 집의 크기와 벽까지 제한했다는데 참... 안타까운 역사입니다. 게다가 6두품도 아니고 성골이라니;; 너무한 것 같습니다.

조선 초기 민간인이 거주하는 집에서는 건물의 내부를 회칠하거나 벽지를 발랐으며 조선 후기 영조와 정조시대에 정치, 경제 그리고 사회가 안정됨에 따라 능화지라는 것을 벽지로 사용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조선말에도 능화지를 벽지로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당시에도 실내에 도배를 할 수 있는 것은 상류층이었으며 궁중에서는 중국에서 수입한 벽지를 궁에 발랐습니다.

궁에서 벽지를 바를 때 초기에는 한지의 원형 그대로를 벽에 바르다 점점 채도가 있고 색이 들어간 종이를 바르기 시작했으며 영조, 정조에 이르러서는 궁에 목판으로 찍어낸 무늬가 들어간 한지를 사용했습니다.

우리의 삶을 담은 종이

재밌는 점은 도배는 종이의 발달과 생활방식의 변화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인데요, 지금의 창문이나 출입구에 태양의 따스한 햇살이 그대로 들어오도록 한지로 시도를 했고 대황 색이나 상아색 그리고 대회 색 같은 단아한 백자 생상을 많이 사용했다는 점이 그것이죠 조선시대에 태양이 들어와야 하거나 빛이 비치도록 멋을 낼 수 있도록 도배지를 홀겹으로 만들어 투명하게 만든 것을 명장 지라 하며, 벽면이나 태양을 차단하는 공간은 맹장지라 부르는 한지로 도배를 했다고 전해집니다.

이후 일제시기에 일본인들에 의해 갱지로 된 낱장 벽지가 처음 생산되었다고 합니다. 이 시기 또한 우리에게는 너무 마음이 아픈 시기라고 생각됩니다. 배운 것도 있겠지만 잃은 것도 많지 않은가 돌이켜보게 됩니다.

실크벽지의 탄생

이후 국내에서는 D사에서 국내 최초로 벽지를 제조했으며 1960년대가 되어서야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롤 형태의 벽지가 생산되었습니다. 이 시기에 정부에서는 주택보급 정책에 힘을 주었고 덕분에 도배사업도 점점 커졌습니다. 주택이 많이 생기고 그 주택들은 모두 도배를 해야 하기 때문이죠.

도배사업이 점점 커지다 보니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고 덕분에 국내에서 벽지는 종이로만 만들어진 합지와 종이와 비닐로 만들어진 실크벽지로 분화되었습니다. 한 면은 종이로 만들고 반대쪽 면은 비닐로 마감한 실크벽지는 합지에 비해 내구성이 좋았고 색상과 디자인도 젊은 사람들의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그 이유로 아직까지도 실크벽지는 큰 사랑을 받고 있죠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