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빠질 좀 해라! 그게 무슨 뜻인데요??

샌딩기계로 빼빠질

빼빠질 좀 하라는데 그게 무슨 말인가요? ㅠㅜ

안녕하세요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20대 남자입니다. 오늘은 빼빠 그리고 빼빠질이 무엇인지 간단하게 안내드리려 합니다. 현장에서 일을 하다 보면 빼빠질 좀 해라 혹은 여기 빼빠 누가 쳤어?!! 등 큰 소리가 오가는 경우가 있는데요 허둥지둥 방금 내가 무엇을 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 무엇인가 잘못되어 선임이나 선배가 혼나고 있다면... 참 난감할 수밖에 없죠 초보들은 그 분위기도 무섭지만 무슨 지시를 내리는지 그리고 무엇이 잘못된 건지 알아듣지 못하는 스스로에게 더 두려움을 느끼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빼빠질과 직접 관련 없는 사진

빼빠는 사포를 말합니다.

쉽게 말하면 사포(沙布)를 영어로 sandpaper 샌드페이퍼라고 하는데 이 연마에 쓰이는 작은 도구를 일본에서는 빼빠 혹은 페빠라고 합니다.  paper 페이퍼를 일본 사람들은 발음하기 어려워 페빠 혹은 빼빠라고 읽는 것에서 유래된 것이죠 비슷하게 돌려서 나사를 고정하거나 뺄 때 사용하는 드라이버(screwdriver)도 도라이바라고 발음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영어를 일본식으로 읽어서 알아듣기 어려운 단어들이 많은데요 개인적으로 유독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은 엑기스입니다. 한국에서는 매실엑기스, 이게 엑기스야~ 등으로 사용되는 영어단어는 사실 extract 추출물입니다. 일본에서 발음하기 어려워 엑기스로 사용된다고 하는데 저는 어떻게 저 단어를 엑기스로 읽었을지가 더 궁금합니다...ㅎㅎ

그럼 사포는 뭔데요?

사포도 무엇인지 잘 모르시겠다고요?? 연마에 쓰이는 도구로 초등학교에서 고무동력기를 만들면서 사용했던 붉은빛이 도는 갈색 종이를 생각하시면 좋습니다. 한 면은 매끈하고 다른 면은 까슬까슬한 그 종이 맞습니다. 거친면은 유리가루 또는 규석 등을 면포에 입혀 만들고 반대쪽은 종이로 만들어집니다. 특이한 점은 이 사포는 다 같은 것이 아니라 고유의 숫자로 불리는데 보통 숫자가 높을수록 부드럽고 곱게 갈아낼 수 있습니다.

사포를 어디에 쓰나요?

곡면이나 단차가 있는 면을 갈아내는 작업을 샌딩이라 합니다. 이 샌딩이라는 것이 사포로 면을 연마하는 것인데 이 샌딩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준비물이 필요하고 그것이 바로 사포입니다. 그라인더라는 기계를 이용해 갈아내면 좋겠지만 여건상 사람이 직접 손으로 면을 갈아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사람이 사포를 손으로 잡고 갈아내는 것이죠 이렇게 사람이 갈아내는 것을 손빼빠 혹은 빼빠질이라고 합니다.

빼빠질은 누가 하나요?

빼빠질을 한다고 하면 흔히 목수를 생각하기 쉽습니다. 물론 목수분들이 샌딩을 잘하시고 많이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빼빠라고 하는 샌딩작업이 목수만의 일이 아니라 다른 공정에서도 많이 이용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페인트 작업을 하시는 분들은 퍼티 작업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데 핸디코트 혹은 퍼티라고 부르는 작업 후 똑같이 샌딩작업을 해야 합니다. 인테리어 필름도 마찬가지로 흔히 말하는 MD판의 연결부위가 많이 거칠거나 서로 단차가 많이 다른 경우 페인트 작업과 동일하게 빠데 혹은 퍼티 작업을 하고 샌딩작업을 해야 하죠 게다가 자동차에 판금도색을 하는 경우에도 250번 혹은 400번 등 부드러운 사포를 사용합니다. 결과적으로 빼빠질은 어떤 직업 혹은 누구에게 정확하게 할당된 일이 아니라 그냥 면을 부드럽게 갈아야 하는 상황이면 그 앞에 있는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그냥 문지르면 갈리나요?

아쉽게도 사포를 달고 단순히 비빈다고 그것을 빼빠질이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디를 갈아야 하고 어디를 남겨야 하는지 그 경계가 몸으로 습득하지 않으면 판단이 안된다는 점이죠 힘으로 막 갈아내다가는 남겨야 하는 면이 갈려서 다시 단차가 생기는 경우가 생깁니다. 어떤 면은 1차로 거칠게 갈아내고 다시 퍼티를 올려 2차로 부드럽게 한번 더 갈아내야 하고 애초에 목공 단계에서 만들어진 구조물의 단차가 심하다면 3번 이상 이 작업을 반복하기도 합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이 부분을 따로 포스팅하겠습니다.

 

빼빠와 빼빠질이 무슨 뜻인지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