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딸기 스마트팜을 포기한 이유(청년농부)

진테리어 2022. 12. 26.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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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스마트팜 현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청년농부가 경험한 딸기농사의 현실과 딸기 스마트팜의 단점을 안내드리겠습니다. 농사는 영어로 FARM, 딸기는 영어로 STRAWBERRY라고 하는데요 한창 스마트팜이라는 단어가 많이 검색되곤 했습니다. 말 그대로 스마트팜이란 SMART FARM 똑똑한 농장이라고 보면 되는데, 쉽게 말하면 농장에 여러 가지 전자기기를 달아 사람의 노동을 줄이고 생산성은 높여주는 것이죠

할 게 없어서 농사를 짓겠다고?

요즘 청년들이 취업을 포기하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다 스마트팜이라는 단어를 듣고 할거 없는데 나도 농사나 지어볼까?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이번 포스팅을 읽어보시고 판단하시면 좋겠습니다. 농사를 지었다고 하면 20대 청년이 벌써 특이한 경험을 많이 했다고 놀라는 사람이 많은데요 저는 농사에  2~3년 정도 경험이 있습니다. 학생 때는 방학에 그리고 취업을 한 뒤로는 휴일에 딸기 농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요 그 전에는 토마토와 블루베리를 재배하기도 했었죠

가을풍경

혼자서 딸기농장을 맡아 운영한 것은 6개월 정도 진행했습니다. 딸기에 물을 주고 잡초를 뽑고 거름을 주고 영양제도 뿌리고~  제가 관리한 농장은 600평 규모로 스마트팜을 목적으로 비닐하우스로 만들었고 이중으로 설치한 큰 하우스로 2동이 있었습니다. 처음 농사를 짓거나 구경을 오시면 어느 정도의 크기인지 감을 잡기가 어려운데요 쉽게 보통의 30평 아파트 20개 정도 있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 크기인지 짐작이 되시겠죠?! 영상을 보시면 더 직관적으로 보실 수 있는데요 화면에 보이는 크기가 100평 정도로 보이니까 6개 정도면 600평이 나옵니다. ^^ 

청년농부 현실

농부가 되겠다고 마음을 잡고 국가에서 지원하는 청년농부사관학교나 청년농업인 지원제도도 많이 알아봤습니다. 다만 아쉽게도 저는 해당사항이 없거나 그 당시 지원제도의 신청일자가 이미 지나버려서 나라에서 어떤 지원을 받을 수는 없었습니다. 시작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농사를 짓는 것에 재미를 느꼈고 지인분들의 도움을 받아 농사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딸기의 수확량도 적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일손이 부족해 딸기가 버려질 정도였죠 상품성이 좋은 예쁜 딸기는 농협에 납품하고 상처가 있거나  덜 이쁜 딸기는 지인들과 나눠먹었습니다. 덕분에 딸기는 충분히 먹었는데요 딸기가 너무 많아 갈아서 물대신 마실 정도로 많았습니다. ㅎㅎ

스마트팜을 포기한 이유

그럼에도 지금은 농부의 길을 포기한 상태입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딸기의 수확량이 조금씩 많아지자 스마트스토어를 만들어서 딸기를 택배로도 보내볼까 생각했지만 다른 농장이나 농부들에 비해 작은 규모로 농사를 지으면서 그렇게 까지 납품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1. 돈이 안된다.
2. 투자비가 너무 비싸다.
3. 스마트팜 고장이 많다.
4. 고장 나면 다 사람이 해야 한다.
5. 자연재해는 막을 수 없다.
6. 결국 새벽 언제라도 일어나야 한다.

돈이 안된다. 네 그렇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농사의 방법으로는 절대 부자가 될 수 없습니다. 부자의 기준은 상대적이니 뭐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제 경험으로는 최저시급만큼 벌기도 어려웠습니다. 일어나야 하는 시간이 정해진 것이 없고 일이 생기면 바로 농장으로 가야 하고 퇴근시간도 정해진건 없었습니다. 인력사무소에 연락해서 그냥 잡부로 일을 해도 15만 원을 받는 세상에 농사는 육체적인 노동임에도 보상이 달콤하지 않았습니다. 주변에서 농사를 지어 큰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농사자체로 돈을 번 것이 아니라 사업의 영역이거나 투자의 영역이었습니다. 1차 농업: 흔히 아는 재래식 농사 / 2차 농업: 농작물을 가공하는 것 / 3차 농업: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는 것 / 6차 농업: 1차*2차*3차 전부 하는 것 이처럼 표현하는데 1차 농업을 할바에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 100배 속이 편하고 돈도 많이 벌 수 있습니다.

투자비가 너무 비싸다. 나라에서 청년농부를 지원해주는 것도 이 이유가 가장 크지 않을까 생각되는데요 주변에 아는 지인이 없다면 농사를 시작하기가 어렵습니다. 농사를 지으려면 상식적으로 땅이 있어야 하는데 이 땅을 사회초년생이 몇천 평씩 가지고 있을 리가 없고 토지를 빌리는 것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제가 농사를 지었던 지역도 수확을 해서 먹고살만한 정도로 만들려고 보았더니 대충 계산해도 8~10억 정도가 필요했습니다. 이 돈이면 주식에 투자를 하거나 다른 사업을 하는 게 훨씬 좋겠다고 판단했었죠

대부분 고장난 버튼

스마트팜은 고장이 많다. ICT는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 또는 INternet Controller Technology라고 이해하시면 되는데요 스마트팜이라는 것이 ICT을 적용시켜 사람의 노동력을 감소시키는 게 목적이라는데 이 녀석이 고장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 기술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그것을 관리할 사람이 필요할 정도하고 하죠 저는 규모가 작은 농장임에도 불구하고 관리하는데 정말 애먹었습니다. 잦은 고장에 결국 수리를 포기하고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부분만 자동으로 두고 나머지는 제가 직접 손으로 관리해야 했죠

알아서 영양분을 공급하던 기계...

고장 나면 결국 사람이 다 해야 한다. 시간이 점점 지나고 나중에는 자동으로 물을 주는 급수장치도 고장이 나고 게다가 수경재배를 하는 하우스는 물이 지나다니는 수관이 노후되어 중간중간 끊어지는 상황도 발생했는데요 그 부분은 홍수가 나고 뒤쪽으로는 물이 안 들어가니 사람이 또 고장 난 부분을 찾아 해결을 해야 했습니다. 스마트팜이 아니더라도 재래식 농사만 지어도 이런 시설물이나 농자재는 부식이 발생하고 고장이 나는 게 정상이지만 제가 생각한 농사는 이런 게 아녔습니다.

 

자연재해는 막을 수 없다. 위에 언급한 단점도 충분히 많지만 이건 정말 억울한 경우입니다. 저 또한 자연재해로 피해를 봤었는데요 가장 큰 피해는 태풍이었습니다. 태풍이나 폭설이 온다는 예보를 들으면 새벽에도 농장으로 찾아가 하우스가 안 날아가도록 조치를 취하는데도 강하게 찾아오는 재해는 막을 수 없었습니다. 바람에 하우스가 그대로 뽑혀 날아가버렸는데 농작물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농장에 쇠파이프와 갈기갈기 찢긴 부자재들이 떨어져 피해액을 물어줘야 하는 손해까지 겪어야 했습니다. 더 작은 피해라면 폭설이 오면 하우스가 가라앉고 추우면 보일러값이 많이 나가는 문제가 있습니다.


아  맞다! 중요한 걸 빼먹었네

예상하셨겠지만 농사라는 것은 몸이 힘든 것보다 벌레와의 싸움이 더 괴롭습니다. 작업복과 작업화를 갈아 신는 2~3분 동안 11개가 넘는 모기흉터를 얻었습니다. 사무실에 들어가기 귀찮다고 그냥 하우스에서 갈아입자는 생각을 도대체 왜 했을까요... 여기 있는 모기들은 아파트에 사는 집모기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산에서 흔히 보이는 아디다스 모기 즉 흰 줄무늬 모기가 서식하는데요 사람만 보였다 하면 이때다 싶어 죽을힘을 다해 피를 뽑아먹습니다. 농장에서 물린 흉터는 간지럽다기보다 아픕니다. ㅎㅎ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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