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필름 초보자가 그만두는 이유
2025년은 경기가 참 안 좋습니다. 직장인들도 각자의 자리를 지키는 게 어려워지고 개인 사업자도 최저임금 수준을 유지하며 사업을 유지하기도 하죠
이렇게 경기가 나빠지면 기술을 배우려는 사람이 많아지는데요 인테리어 필름 시공에 대해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요즘, 많은 사람들이 이 일을 시작하려고 하면서 기대도 크지만 어려움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제대로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 이 일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꼭 알아두어야 할 점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글보다 영상이 주는 몰입감과 속도감이 있기에 제가 직접 작업하는 모습을 담은 유튜브 영상을 첨부해 드리겠습니다.
https://youtu.be/IONDrq4pRo8?si=-saQKWjBlk1BLjCb
첫째, 먼지가 많다.
인테리어 필름을 두고 "귀족노가다" 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아무래도 철거작업이나 타일 그리고 골조를 만드는 직업보다는 안전해 보이고 깨끗해 보이기에 붙은 별명이죠 하지만 처음 배우는 초보자 입장에서 가장 당황스러운 부분은 먼지문제입니다.
인테리어 필름 기술자가 필름을 붙이는 것만 본다면 깨끗해 보이지만 필름을 붙이기 전에 우선 단차를 없애기 위해 빠데 혹은 퍼티라고 부르는 지점토 같은 물질로 평탄화를 해야 하고 눈에 보이지 않고 손으로 만졌을 때도 조금의 이질감도 없이 사포로 샌딩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먼지를 만드는데 이게 어느 정도냐면 퍼티를 샌딩하는 과정에서 화재경보기가 울리기도 합니다. 제가 직접 경험을 했으니 과장이나 거짓말이 아닙니다. 저도 예전에는 선배들이 장난친다고 생각했는데 샌딩하는 중에 화재경보기가 울리니 정말 당황스럽기도 하고 선배들도 이 과정을 다 겪어서 조언을 해준 거였구나 믿게 되었습니다.
인테리어 필름을 시공할 때 가장 중요한 점 중 하나는 공간의 청결입니다. 시공할 공간의 벽면이나 바닥에 먼지가 많으면 필름이 잘 붙지 않거나 나중에 들뜨는 하자가 발생할 수 있기에 시공 전에 철저한 청소가 필요합니다. 이 청소를 누가 해주고 나는 붙이는 것만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생기는 먼지는 모두 본인이 먹는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둘째, 머리가 깨지는 냄새
먼지만 날아다녀도 충분히 괴로운데 인테리어 필름을 시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시공할 공간의 벽면이나 바닥 그리고 천장 등 모든 부위에 프라이머라고 하는 접착제를 발라야 합니다. 수성과 유성프라이머가 있는데 추운 겨울이나 빠르게 시공해야 하는 장소 그리고 철제로 된 구조물에 인테리어 필름을 시공하려면 유성프라이머를 사용해야 합니다.
유성프라이머는 말 그대로 유성성분을 사용하기에 슈퍼신나, 소부신나 등 시너를 본드에 섞어서 사용해야 합니다. 학교에서나 군대에서나 신나 냄새를 한번쯤은 맡아보셨을텐데요 인테리어 필름 작업자는 그 냄새를 하루 종일 맡으며 일을 해야합니다.
공간이 작은 곳이나 밀폐된 구조물 그리고 서랍장 내부 등 환기가 어려운 곳에 유성프라이머를 바르면 시야가 흐려지고 숨을 쉴 때 본드냄새가 나고 어지러움과 구토하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화학성분을 많이 다루는 페인트 기술자들도 소부 신나는 정말 냄새를 못 견디겠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셋째, 몸을 갈아서 돈을 번다.
벌어서 병원에 낸다.
모든 인테리어 관련 기술직이 그렇듯 인테리어 필름도 생각보다 체력적으로 힘든 작업입니다. 필름원단도 20kg 가까이 나가는데 이 원단을 계단으로 2~3층 옮기는 일도 많고, 보통 개인들이 들고 다니는 연장, 캐리어도 20kg이 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단이 많이 들어가는 현장은 10 롤 이상이 필요한데 재단하기 위해 이리 옮겼다가 다시 다른 원단을 들었다가 손목이 멀쩡할 날이 없습니다.
곰방이라고 하는 자재를 옮기는 일을 누가 해준다고 하더라도 기술로 돈을 벌기 때문에 사무직과는 아주 다른 하루를 보내게 됩니다. 의자에 앉아있는 경우는 거의 없고 하루의 대부분을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기에 경력이 1년 정도 지났는데 허리나 무릎 등 관절이 모두 멀쩡하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위에 언급했듯 먼지와 그리고 화학성분까지 딱 봐도 이건 몸에 해롭겠다는 판단이 나오는데 지금 버는 돈이 다 남는 게 아니고 나중에 써야 하는 병원비가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출퇴근 개념이 없다.
연간 40,000km 운전
새벽 4시 기상
출퇴근 개념이 없다고 하면 어? 그럼 좋은 거 아니야?라고 생각 하실 수 있겠지만 이 일은 직장인처럼 정해진 날짜와 시간 그리고 장소에 출근하고 퇴근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매일 출근해야 하는 장소가 바뀔 수 있고 그만큼 운전해야 하는 시간이 많습니다. 제 경우에는 1년에 40,000km 이상을 운전하며 적게 운전하는 사람도 30,000km 정도를 운전한다고 들었습니다.
운전하는 시간이 길다는 것은 즉 새벽에 움직여야 한다는 말입니다. 거주지에서 멀리 이동하는 경우에 새벽 4시에 일어나는 경우도 많고 수면시간이 너무 불규칙하기에 불면증을 달고 사는 사람도 많습니다. 저 또한 수면장애가 너무 심해 보조제를 매일 먹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출퇴근이 없다는 말은 소득이 일정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야지로 사업을 하거나 일당으로 하루씩 일을 하거나 어떤 경우라도 스스로 일을 잡아 돈을 벌어야 하기에 기술력도 있어야 하고 영업력도 있어야 합니다.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사회성이 부족하다면 다시는 그 사람을 안 부르고 반대로 사람이 아주 좋아도 기술이 부족하다면 그 사람도 부르지 않습니다. 그렇게 한 달에 10일도 일을 못한다면 현실적인 이유로 이 일을 그만두게 됩니다.
오늘은 초보자가 꼭 알아야 하는 인테리어 필름의 어려운 점을 말씀드렸는데요 주제의 특성상 단점만 나열했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배울만한 가치가 있는 기술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말씀드린 단점들을 진지하게 고민해 보시고 현장에 나가신다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